“뭐라고 하셨어요?”
가게 주인이 물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방금 네 이름을 불렀다는 사실을 조금 늦게 알았다.
비가 그친 골목이었다. 주인은 밖에 내놓은 물건의 비닐을 걷고 있었다. 나는 처마 옆에 서서 하늘을 보고 있었다. 해가 아직 다 지지 않았는데 흰 달이 떠 있었다. 너는 그런 달을 잘 찾아냈다. 내가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본다고 생각할 때마다, 너는 손가락으로 아주 작은 방향을 가리켰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같은 것을 보여줄 방법이 있다는 사실이 잠깐 반가웠다. 네가 고개를 들기만 하면 됐다. 어느 길 위에서든. 누구와 함께 있든.
나는 사진을 찍었다. 화면에서는 달이 너무 작았다. 확대하자 모서리가 흐려졌다. 네게 보여주려고 찍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저장한 사진이 갑자기 쓸모없어 보였다. 그래도 지우지는 않았다.
젖은 길이 마르는 동안 하늘의 색이 바뀌었다. 가게 주인은 물건을 안으로 옮겼고 골목의 불이 켜졌다. 흰 달은 어느새 붉었다. 나는 똑같은 자리에서 네 이름을 다시 불렀다.
이번에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입술을 다물었다가, 네 이름의 마지막 소리만 아주 작게 한 번 더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