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창문이 꺼지는 것을 두 번 보았다.
처음에는 물 위에서, 두 번째는 고개를 든 뒤 실제 건물에서였다. 두 장면 사이에는 눈을 깜빡일 정도의 틈이 있었다. 나는 수면을 다시 보았다. 꺼진 창은 제자리에 있었다.
난간에 손이 닿기 전에 손바닥이 먼저 차가워졌다. 움찔하며 손을 거두었다. 젖은 것을 만진 듯해 손바닥을 펴보았다. 축축한 감촉은 있는데 가로등 아래의 손은 말라 있었다. 바지에 닦으려다 멈췄다.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지 정하기 어려웠다.
나는 발을 한 번 굴렀다. 소리가 조금 늦게 났다. 이번에는 오래 쉬었다가 굴렀다. 소리가 먼저 났다. 나는 들어 올린 발을 공중에 붙들었다. 내 것이 분명한 소리를 이미 듣고 나니 발을 내리는 일이 남의 동작을 흉내 내는 것 같았다.
뒤에서 같은 소리가 났다. 나는 두 발을 나란히 붙이고 기다렸다. 한동안 아무 소리도 없었다. 이제 멎었나.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 전에 대답이 왔다.
“아직.”
낯선 목소리였는데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았다. 나는 난간 끝까지 걸었다. 뒤의 발소리가 따라왔다. 내가 멈추면 한 걸음이 더 났다. 나는 이제 그 한 걸음을 기다렸다가 다시 움직였다. 그렇게 하면 얼마 동안은 소리와 몸의 순서가 맞았다.
계단 앞에서 발소리가 먼저 내려갔다. 나는 위에 남아 있었다. 물에는 누군가 내려간 흔적처럼 검은 자국이 생겼다. 나는 두 칸을 내려갔다. 수면의 자국은 세 개였다. 신발 바닥은 젖지 않았다.
세 번째 자국을 밟으려다가 고개를 들었다. 물에 비친 얼굴은 이미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입을 열지 않았는데 혀끝에서 아까의 말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아직.
나는 이를 다물었다. 목 안쪽에 그 소리가 남았다. 계단 아래에서 발소리가 한 번 더 났다. 내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뒤를 확인하려고 숨을 멈췄다. 물 위의 얼굴은 벌써 어깨 너머를 보고 있었다. 아직 고개를 돌리지 않은 나는 그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