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ATION · Y-09
바람이 걷어간 자리
비가 그친 여름 저녁, 젖은 머리와 우산 끝의 물방울까지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화자는 빨리 도착하기보다 붉은 저녁이 푸른 달빛으로 바뀌는 길을 오래 보고 싶어 일부러 천천히 걷는다.
「바람이 걷어간 자리」는 상실 뒤에 처음 열리는 가벼운 미래를 담는다. 바람이 지나간 빈자리마다 새로운 빛이 들어오고, 아직 이름 붙이지 않은 내일이 조용히 반짝인다.
SCENE젖은 길을 일부러 천천히 걸으며, 오래 두려워했던 미래가 전보다 조금 가볍게 보이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