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을 놓는 데에는 손가락 하나씩을 펴야 했다.
나는 한 번에 놓았다고 기억해왔다. 힘든 말을 했고, 어쩔 수 없이 돌아섰다고. 그런데 혼자 있는 밤이면 손이 정확한 순서를 되풀이했다. 먼저 엄지를 빼고, 네 손바닥에서 내 손을 조금 내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손끝을 떼어냈다.
너는 내가 손을 빼는 동안 더 세게 붙잡지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내가 멈출 거라고 믿었을까. 나는 그걸 묻지 않았다. 네 얼굴을 보면 내가 하려던 일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몇 걸음 뒤에서 네가 내 이름을 불렀다. 바로 대답했으면 평소처럼 들렸을 이름이었다. 나는 걸었다. 네가 두 번째로 부를 때는 목소리가 조금 달라져 있었다. 나는 길가에 놓인 상자들을 보았다. 돌아보지 않으려면 볼 것이 필요했다.
집에 와서도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 주머니 안감을 만지면 네 손의 감각이 덜할 것 같았다. 나는 우리를 위해 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그 말에서 네 목소리를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도 누군가와 손을 잡았다 놓으면 내 손만 잠깐 그 자리에 남는다. 상대는 이미 다음 행동을 하는데 나는 빈손을 그대로 두고 있다.
그날 네가 마지막으로 무엇을 말했는지, 나는 모른다고 해왔다.
사실은 이름 뒤에 붙었던 숨까지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