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사이에는 한 사람이 지나갈 만큼의 틈이 있었다.
처음에는 누군가 지나갈 때마다 그 틈이 줄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가까워졌다가 다시 떨어졌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게 된 뒤에는 더 움직일 이유가 없었다.
너는 무언가 말하려고 숨을 들이마셨다. 나는 네 얼굴을 보았다. 기다리던 말이 나오지 않았다. 너도 내가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몰랐다. 전에는 이 정도 침묵이면 어느 쪽에서든 손이 먼저 나갔다. 어깨를 만지거나 손등을 건드리면, 말을 고르는 일이 조금 쉬워졌다.
내 손은 허리께에 있었다. 들기만 하면 네 팔에 닿을 수 있었다. 나는 손가락을 한 번 폈다 접었다. 네 눈이 그것을 따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다.
너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급하게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아직 붙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두 걸음, 세 걸음. 조금 더 멀어져도 뛰면 닿을 거리였다. 나는 뛰지 않았다. 뛰지 못했다.
네가 보이지 않게 된 뒤에야 팔이 들렸다. 손은 가슴께까지 올라왔다가 멈췄다. 이제 와서 흔들어도 네게는 보이지 않을 텐데. 나는 그 우스운 자세로 잠깐 서 있었다. 팔을 내리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