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ATION · Y-28
차라리
해가 기울고 방 안이 어두워져도 불을 켜지 않는다. 차가운 화면을 바라보며, 짧은 대답 하나에도 이유를 찾고 울고 웃던 자신을 떠올린다. 아직 끝나지 않은 관계 안에서 이제는 미워할 마음조차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차라리」는 이별 직전, 기대도 실망도 소진된 자리에서 미움이나 화라도 남아 있었다면 달랐을지 묻는다. 조금 더 함께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은 너를 몰랐다면, 아예 사랑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로 깊어진다. 절제된 다크팝의 긴장 속에 대답 없는 가정만 남는다.
SCENE어두워지는 방에서 불도 켜지 않은 채 화면을 바라보며, 차라리 화라도 낼 수 있었기를 생각하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