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ATION · Y-23
어디까지, 어디부터
상대의 말은 끝났지만 화자는 그 자리에 남아, 방금 들은 문장을 몇 번이고 되짚는다. 전에는 아무렇지 않던 짧은 말까지 다른 뜻처럼 들리고, 무엇이 실제로 건네진 말이며 어디부터가 자신이 만들어낸 의심인지 경계가 흐려진다.
「어디까지, 어디부터」는 배신의 원인이나 정답을 밝히는 대신, 신뢰가 무너진 뒤 듣는 방식부터 달라지는 순간을 붙잡는다. 다시 믿을 수 있는지 묻던 마음은 끝내 진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어느 쪽이었는지조차 더는 알고 싶지 않다고 조용히 놓아버린다.
SCENE말을 마친 상대를 바라본 채, 방금 들은 문장과 머릿속에서 달라진 문장 사이의 경계를 더는 찾지 않기로 하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