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식당 이름을 말하자 나는 위치부터 찾아보았다.
같이 가려고 그런 것은 아니었다. 네가 그 시간에 거기서 나왔다면 몇 시에 집에 갈 수 있었는지 계산하고 있었다. 지도 위의 분 단위 숫자를 보는 동안 네가 말을 마쳤다.
“듣고 있어?”
나는 화면을 껐다. 듣고 있었다. 전보다 훨씬 자세히 들었다. 누구와 있었는지, 왜 중간에 장소를 바꿨는지, 전에는 퇴근하자마자 갔다고 하지 않았는지. 네가 이야기하는 동안 나는 조금 전의 문장과 앞서 들은 문장을 맞대어 보았다.
“아까는 바로 갔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들렀다가 바로 갔다는 말이야.”
너는 쉽게 대답했다. 그 말이 자연스러워서 더 모르겠었다. 내가 꼬투리를 잡은 것인지, 네가 빠져나갈 말을 금방 찾은 것인지. 어느 쪽이든 그럴듯했다.
예전에는 네가 늦는다고 하면 기다렸다. 지금은 늦는다는 말의 앞뒤를 확인했다. 물어보고 답을 들어도 그 답을 믿으려면 또 다른 질문이 필요했다. 나는 우리가 함께 먹을 음식이 식는 것을 보며, 네가 물을 마시는 틈에 다음 질문을 골랐다.
너는 휴대폰을 내 쪽으로 돌렸다. 누구와 있었는지 보여주겠다고 했다. 나는 화면을 보지 않았다. 거기 적힌 시간을 읽으면 오늘 한 가지는 끝날지도 몰랐다. 다음에는 사진에 찍힌 시각을 보겠지. 그다음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됐어.”
네 표정이 풀렸다. 나는 오해가 풀렸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네가 휴대폰을 거두는 동안 지도에 남아 있던 식당 이름을 잊으려고 했다. 믿을 만한 이유를 찾는 일에도 더 쓸 힘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