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 남은 세계 cover

VARIATION · Y-04

둘만 남은 세계

RELEASED2026.07.06DURATION4:09GENRECINEMATIC ACOUSTICCREDITSLyrics / Composed / Arranged by DALTOKI
Vocals / Artwork & Design by DALTOKI
Music generation assisted by Suno

힘든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찾아가던 사람이 있다. 다른 곳에서는 삼킨 말을 그 앞에서는 꺼낼 수 있었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도 함께 앉아 있다 보면 집으로 돌아갈 힘이 생겼다. 그런 사람에게 믿음을 의심받은 뒤에는 아픈 일을 털어놓던 자리마저 낯설어진다. 여전히 곁에 있고 싶은데, 가장 마음 아픈 이야기를 바로 그 사람에게 해야 한다.

「둘만 남은 세계」는 서로에게 깊이 기대어 온 두 사람이 불신의 흔적 앞에 머무는 노래다. 손을 다시 잡고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도, 무엇이든 말할 수 있었던 때로 곧바로 돌아가지는 못한다. 사랑이 남아 있다는 사실과 함께 있어도 아프다는 사실을 동시에 안은 채, 두 사람은 끝내 꺼내지 못한 말을 사이에 둔다.

SCENE다시는 전과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비어 있는 골목에서 상대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잡는 순간.

WORDS FROM THE SONG

LYR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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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친 골목 끝에 도시가 숨을 낮추고 젖은 불빛 하나 아래 우린 오래 서 있었어 사람들 많은 세상에서 너 하나만 또렷했어 네가 나를 잡아 주면 나는 아직 쓰러지지 않았어 네 눈이 나를 비켜 간 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너를 잃는 일보다 내가 아픈 게 쉬웠어 둘만 남은 세계에서 우린 끝까지 걸어왔지만 나를 믿지 못한 그 밤이 아직 우리를 놓지 않아 너는 나의 전부였는데 왜 돌아갈 수 없을까 사랑은 여기 남았는데 우린 돌아오지 못했어 너는 내 손을 더 세게 잡고 괜찮은 듯 고개를 숙였어 나는 그게 대답인 것처럼 천천히 따라 웃었어 우리밖에 없던 시간들이 너무 커져 버려서 작은 금 하나마저도 그 시간을 흔들었어 묻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끝내 너에게 건네지 못했어 너를 구한 줄 알았던 침묵이 우릴 멀리 데려갔어 둘만 남은 세계에서 우린 끝까지 걸어왔지만 나를 믿지 못한 그 밤이 아직 우리를 놓지 않아 너는 나의 전부였는데 왜 돌아갈 수 없을까 사랑은 여기 남았는데 우린 돌아오지 못했어 너는 나의 밤을 끝까지 붙잡아 준 사람 그래서 나는 너를 미워하는 법도 잊었어 하지만 어떤 말들은 용서해도 사라지지 않고 비가 마른 골목 위에 발자국처럼 남아 있었어 둘만 남은 세계에서 우린 끝까지 걸어왔지만 끝내 묻지 못한 말이 아직 우리 안에 있어 너는 나의 전부였는데 왜 돌아갈 수 없을까 사랑은 무사히 남았는데 우리만 조금 부서졌어

A STORY FROM THE SONG

STORY

READ STORY

네게는 설명을 처음부터 하지 않아도 됐다.

사람들 앞에서는 괜찮다고 웃던 날에도 네 옆에 앉으면 표정을 풀 수 있었다. 너는 이유를 묻기 전에 밥을 먹었는지 물었다. 내가 고개를 저으면 두 사람 몫을 시켰다. 나는 한참 뒤에야 그날 있었던 일을 말했고, 너는 식어가는 밥을 같이 먹으며 들었다.

너도 내게 그랬다. 다른 사람에게는 하지 않는 말을 늦은 밤에 걸어와 꺼냈다. 네가 아무것도 못 하겠다고 하면 나는 내일 해야 할 일을 하나씩 같이 골랐다. 우리가 특별히 잘 해결한 것은 없었다. 그래도 말을 끝내고 일어설 때면 집까지 갈 수는 있었다.

그런 날이 쌓이면서, 누구에게든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가장 먼저 네게 하게 되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일단 네게 가면 됐다. 그다음은 만나서 생각했다.

그날도 그랬다. 네가 나를 오해하고 있다는 말을 다른 사람에게서 듣고, 나는 오히려 빨리 너를 만나고 싶었다. 얼굴을 보면 금방 알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도 네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하겠지.”

네가 말했다. 나는 대답을 잊었다. 내 입장을 설명하러 온 것은 맞았지만, 네 앞에서도 내가 나를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손에 들고 온 음식 봉투가 조금씩 젖었다. 비가 그쳐도 우리는 골목에서 들어가지 못했다.

한참 뒤 너는 미안하다고 했다. 우리 사이를 끝내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나는 네 손을 잡았다. 너를 혼자 돌아가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 마음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집에 와서 외투를 벗다가 문득 울음이 났다. 나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네 이름을 찾는 데 손가락은 망설이지 않았다.

통화 버튼 앞에서 멈췄다. 오늘 가장 아팠던 일을 너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처음으로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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