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직원이 앞사람의 물건을 계산하는 동안 나는 네가 좋아하던 것을 내려놓았다.
늘 같이 샀던 과자였다. 손이 먼저 집어 든 모양이었다. 계산 전에 알아차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가, 무엇이 다행인지 알 수 없어 다시 집었다. 나는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는 작은 오르막이 있었다. 너는 봉투가 무겁다며 늘 중간에서 손을 바꿨다. 내가 들어주겠다고 하면 괜찮다고 했고, 조금 뒤에는 과장되게 힘든 소리를 냈다. 나는 그걸 알고도 매번 웃었다. 오늘은 웃기 전에 목이 먼저 아팠다.
그 길에서 다툰 적도 있었다. 나는 네가 말을 길게 한다고 했고, 너는 끝까지 들어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우리가 돌아와 봉투를 풀 때 과자 봉지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너는 주워서 식탁 위에 놓았다. 우리는 서로에게 말을 하지 않으면서 냉장고에 들어갈 것을 같이 정리했다.
한동안은 그런 날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좋은 것만 기억하면 덜 아플 줄 알았다. 그런데 웃던 날을 꺼내면 기다리게 했던 날도 따라왔다. 네가 내 등을 쓸어주던 밤 뒤에는 내가 무심하게 돌아누운 밤이 있었다. 어느 쪽을 지우면 내가 사랑한 사람도 조금 달라졌다.
네가 떠나던 밤, 나는 현관에서 봉투를 하나 더 가져왔다. 네가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을 담아주려고. 왜 그런 일까지 하고 있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너는 봉투를 받으며 손잡이가 찢어질 것 같다고 했다. 나는 하나를 더 겹쳤다. 마지막까지 우리는 그런 말을 했다.
집에 와 과자를 꺼냈다. 봉지를 여는 소리가 방 안에서 크게 났다. 나는 한쪽으로 조금 밀어놓았다가 다시 내 앞으로 가져왔다.
오늘 있었던 일은 장을 보고 돌아온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 하루를 말하려면 아직도 네 이야기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