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엮는 아이 cover

VARIATION · Y-31

빛을 엮는 아이

RELEASED2026.10.10DURATION3:18GENREFANTASY ART-POPCREDITSLyrics / Composed / Arranged by DALTOKI
Vocals / Artwork & Design by DALTOKI
Music generation assisted by Suno

내게 머물던 온기가 다른 곳을 밝히고 있을 때, 그것은 더 이상 내 곁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사라진 걸까. 누군가에게 건넨 다정함은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또 다른 하루를 지나간다. 밤이 되어 혼자 남았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멀리 켜진 불빛에는 한때 나를 거쳐 간 따뜻함이 남아 있을지 모른다.

「빛을 엮는 아이」는 햇빛을 머리끝에 엮어 세상으로 보내는 하루를 통해, 온기가 서로를 지나며 이어지는 모습을 그린 판타지 아트팝이다. 마지막 빛을 보낸 뒤 창 너머에서 번져오는 금빛은, 비워진 자리에 닿는 다른 온기처럼 읽힌다. ‘하나, 둘, 셋’ 뒤에 다시 ‘하나’가 놓이는 끝에서, 빛을 모으고 건네는 하루는 조용히 이어진다.

SCENE마지막 빛을 떠나보낸 밤, 언덕 아래 불빛이 유리 너머로 돌아와 긴 머리에 금빛 한 줄을 남기는 순간.

WORDS FROM THE SONG

LYR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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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떠오른 아침이면 머리 위 유리 너머로 한 줄기 빛이 내려와 긴 머리 사이사이 금빛이 스며들면 흘러내린 머리를 포개어 그 빛을 살며시 덮어둬 하나 둘 작은 빛을 모아 다시 하나 둘 셋 어깨 위로 흘러내린 머리끝에 엮어 해가 천천히 기울면 산등따라 어둠이 흐르고 유리 너머 먼 지붕 위엔 푸른 저녁이 내려와 하나 둘 머리끝에 엮은 빛을 바람 따라 풀어 보내 다시 하나 둘 셋 언덕 아래 밝아지는 불빛들을 창가에 기대 바라봐 마지막 빛마저 떠나고 어둠 속에 몸을 뉘면 언덕 아래 밝은 불빛들이 유리 너머 번져와 하나 둘 내 어깨를 타고 올라 흐트러진 긴 머리 위로 금빛 한 줄을 다시 엮어 하나 둘 셋 그리고 다시 하나

A STORY FROM THE SONG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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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머리를 빗다가 햇빛 한 올을 떨어뜨렸다.

빛은 바닥에서 작게 흔들렸다. 손으로 집으려 하면 손등에 붙었고, 손등을 돌리면 마루의 틈으로 미끄러졌다. 아이는 잠깐 기다렸다가 머리끝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빛이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타고 올라왔다.

아이는 그것을 다른 빛 사이에 넣어 엮었다. 하나, 둘, 셋. 창 위로 해가 올라갈수록 긴 머리가 조금씩 무거워졌다. 낮 동안에는 바람이 들어도 풀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어깨에 머리카락을 포개고, 작은 매듭마다 손끝을 눌렀다.

언덕 아래 마을은 아침에는 조용하고 저녁에는 조금 분주했다. 아이는 먼 지붕들만 볼 수 있었다. 누가 늦게 돌아오는지, 어느 창가에서 누가 기다리는지는 알지 못했다. 다만 불이 늦게 켜지는 집이 어디인지는 알고 있었다.

산등성이에 어둠이 내리자 아이는 창을 열었다. 하루 동안 엮은 빛을 조금씩 풀었다. 첫 번째 빛은 가까운 지붕으로 갔다. 두 번째는 바람을 타고 골목 안쪽으로 사라졌다. 낮에 바닥에 떨어졌던 빛은 끝까지 머리끝을 놓지 않았다.

아이는 그것을 손바닥에 올렸다. 오늘은 이것만 남겨두어도 될 것 같았다. 빛 하나쯤 없다고 마을이 더 어두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언덕 아래 끝집의 창은 아직 검었다.

아이는 손을 폈다. 마지막 빛은 잠깐 맴돌다가 내려갔다. 긴 머리가 한꺼번에 가벼워졌다. 아이는 빈 손을 맞대고 한동안 창가에 서 있었다.

누웠을 때 방은 어두웠다. 아이가 엮어 보낸 빛은 이제 지붕 아래에 있었다. 책을 덮는 손 곁에도, 늦은 밥상 위에도, 누군가의 신발을 기다리는 현관에도 있을지 몰랐다. 아이는 눈을 감았다.

머리끝이 조금 간지러웠다.

언덕 아래의 빛이 유리 너머로 번져 들어와 있었다. 어느 집에서 온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가느다란 금빛 하나가 흐트러진 머리 위에 걸렸다. 아이는 잠결에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 손을 댔다.

하나.

내일 엮을 머리에는 벌써 첫 가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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