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너는 잘 웃고 있었다. 나는 그게 서운했다.
막차 안에서 화면을 확대했다. 네 얼굴 뒤의 가게 이름을 읽었다. 누가 찍어준 사진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런 것을 알아내려는 내가 싫어서 화면을 껐다. 검은 유리에는 웃지 않는 내 얼굴이 남았다.
네가 불행했으면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잘 지내는 것이라면 견디기 어려울 것 같았다. 우리가 같은 시간을 살았는데 나만 이렇게 된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네가 조금이라도 아프다면, 적어도 나 혼자 꾸며낸 사랑은 아니었다고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류장 이름이 들렸다. 내릴 곳은 다음이었다. 나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가 다시 꺼냈다. 연락처에서 네 이름을 찾았다. 통화 버튼은 누르지 않았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어서 무엇을 확인하려는 건지 스스로도 알았다.
문이 열렸다. 나는 앉아 있었다. 내릴 사람이 모두 내리고 문이 닫혔다. 기사님이 거울을 보았다. 나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한 정거장을 놓쳤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편했다. 집에 가려면 이제 조금 더 오래 걸려도 됐다. 아직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채 방에 도착하지 않아도 됐다.
너는 사진을 찍고 나서도 웃었을까. 아니면 나처럼 잘 나온 것만 남겼을까. 어느 쪽도 알 수 없었다.
버스가 크게 돌았다. 나는 꺼진 휴대폰을 두 손으로 잡았다. 네가 지금 나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때만큼은 그랬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