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의자를 거두러 나왔다가 나를 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금방 일어날 생각이었다. 무릎 위에 둔 휴대폰은 여러 번 켰다 껐지만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보지 않았다. 건너편 신호가 몇 번 바뀌었다. 익숙한 번호의 버스가 두 대 지나갔다.
평소라면 이쯤에서 집에 가느냐는 말이 왔다. 나는 아직 밖이라고 답했고, 너는 무엇을 먹었는지 물었다. 그런 이야기는 특별한 일이 아니어서 우리가 매일 무엇을 했는지 물으면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오늘도 특별한 일은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해야 의자에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너와 나눈 말을 떠올리지 않으면 가게도 도로도 어제와 같았다. 버스도 계속 왔다.
직원이 다시 나왔다. 이번에는 빈 의자를 하나씩 포갰다. 나는 가방을 들고 반쯤 일어났다. 그가 아직 괜찮다고 했다. 나는 괜찮다는 말을 허락처럼 받아 다시 앉았다.
네 이름이 있는 대화창을 열어놓고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집에 간다는 말을 할 사람이 없어지면, 집에 갈 시간도 조금 달라지는 모양이었다.
직원이 내 옆의 마지막 빈 의자를 들었다. 나는 그제야 일어나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아니라고, 조심해서 들어가라고 했다. 나는 평소보다 깊이 고개를 숙였다. 누군가가 해준 귀가 인사를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