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왔어.’
현관에 한쪽 발을 걸친 채 적었다. 신발을 벗기 전에 알려주던 버릇이었다. 손가락은 나보다 먼저 평소 하던 일을 끝냈다.
보내기 표시 위에서 멈췄다. 너는 무슨 대답을 할까. 잘 쉬라고 할까. 응, 하고 짧게 말할까. 다시는 이런 연락을 하지 말라고 하면 차라리 더 쉬울까. 나는 아무렇지 않은 네 문장을 읽는 쪽이 더 두려웠다.
불을 켰다. 외투를 벗고 물을 마셨다. 휴대폰이 어두워지면 다시 켰다. 글자들은 그대로 있었다. 아직 보내지 않았으니 답이 없는 것이었다. 그 이유를 내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견딜 만했다.
자정이 지나자 천장 불을 껐다. 주방 불도 껐다. 현관의 작은 불만 둔 채, 나는 창문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빛 속에 앉았다. 이제 잠들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휴대폰을 내려놓으면 문장도 어디론가 가버릴 것 같았다.
나는 ‘집에’를 지웠다가 다시 썼다. 끝난 사람에게 알려줄 일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적힌 말까지 없앨 수는 없었다. 우리가 쓰던 말은 이렇게 짧아서, 어느 부분을 지워야 덜 아플지 고를 수도 없었다.
화면이 다시 꺼졌다. 검은 유리에 내 얼굴이 비쳤다. 나는 손끝을 대어 불을 밝혔다.
그 안에서는 아직 내가 집에 막 도착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