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틈이 밝아졌을 때 나는 불을 끄지 않았다는 사실부터 깨달았다. 현관의 작은 불이었다. 밤새 켜놓은 그것보다 방 안으로 들어오는 빛이 더 밝았다.
휴대폰은 손옆에 놓여 있었다. 보내지 않은 문장이 남아 있었다. 나는 화면을 뒤집었다. 아침에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밖에서 차 문 닫는 소리가 났다. 누군가 계단을 내려갔고 멀리서 아이가 불렸다. 나는 그 소리들이 어제와 같다는 것이 이상했다. 밤사이에 분명 무언가가 끝났는데 아무도 시간을 늦추지 않았다.
끝내자고 말한 것은 나였다. 네 표정보다 내 목소리가 먼저 떠올랐다. 생각보다 쉽게 나온 말이었다. 입 밖에 나오고 나니 다시 삼킬 수가 없어서, 나는 그 말을 믿는 사람처럼 앉아 있었다. 너는 몇 번이나 나를 보았다. 나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아침이 되면 가벼워질 줄 알았는지 모른다. 어려운 결정을 마친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루를 기대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밝아진 방에서는 네가 없다는 것만 더 잘 보였다. 어둠 속에서는 비어 있는지 몰랐던 자리들이 하나씩 드러났다.
나는 커튼을 열려고 일어났다가 바닥에 앉았다.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울음이 나오자 손으로 입을 막았다. 내가 정한 일이었다. 그 생각은 울음을 멈추게 하지 못했다.
현관 불을 끄러 가야 했다. 방은 이미 환한데, 나는 아직 밤새 켜둔 불 하나를 끄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