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수리점 주인은 손잡이를 바꾸면 더 오래 쓸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러자고 했다. 오래 썼다는 것 말고는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적어도 맡길 때까지는 그랬다.
수선한 우산을 찾으러 갔을 때 비가 막 그쳐 있었다. 주인은 제대로 펴지는지 보라며 문 앞에서 우산을 펼쳤다. 접혀 있던 천 속의 냄새가 한꺼번에 나왔다.
나는 가게 앞이 아니라 오래전 편의점 앞에 서 있었다. 네가 비닐봉지에서 따뜻한 음료를 꺼내던 곳이었다. 우산을 내 쪽으로 기울이느라 네 손목이 이상하게 꺾여 있었다. 내가 손잡이를 같이 잡자, 너는 그제야 편한 표정을 지었다.
“잘 되죠?”
주인이 물었다. 나는 우산을 받아 들었다. 새 손잡이는 예전 것보다 미끄럽지 않았다. 손바닥 안에 딱 맞았다. 그런데 기억 속에서 네 손이 놓였던 자리는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나는 웃으며 돈을 냈다. 길은 평소와 같았고 집까지는 십 분도 걸리지 않았다. 젖은 바닥에 가게 불빛이 번져 있었다. 한 발 내디딜 때마다 그날의 사소한 일이 더 떠올랐다. 네가 뜨거워하던 캔. 봉지 안에서 구겨진 영수증. 내 어깨로 떨어지던 빗방울.
비는 그쳤는데 우산을 접을 수 없었다. 접으면 그 냄새가 다시 안쪽에 갇힐 것 같았다. 나는 펼친 우산을 들고 집까지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