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건넨 작은 문답집에는 돌아가고 싶은 날짜를 적는 칸이 있었다. 나는 한참 달력을 넘겼다.
날짜를 기억하지 못했다. 네 생일도 내 생일도 아니었다. 날씨가 좋았고, 우리는 특별히 갈 곳이 없었다. 네가 조금 늦었으며, 나는 늦은 이유를 듣기도 전에 너를 안았다. 그것 말고는 그날을 찾을 만한 표지가 없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잊고 싶은 날은 요일까지 기억나는데.
나는 오래된 결제 내역을 찾아보았다. 작은 빵집의 이름이 있었다. 그날 우리는 빵 하나를 나누어 먹었다. 네가 더 큰 쪽을 내게 주었고, 나는 바꿔 들었다. 그 뒤로 무슨 대화를 했는지는 생각나지 않았다. 종이봉지를 들고 걷던 네 손은 선명했다.
날짜를 찾아내고 나서도 칸을 채우지 못했다. 그날로 돌아가면 무엇을 할 것인지, 질문이 하나 더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 대답을 생각했다. 나중에 할 실수를 미리 고치기. 네가 슬퍼하는 것을 더 빨리 알아보기. 어떤 말은 끝까지 하지 않기. 그러나 그날의 네가 길 건너에서 손을 흔든다면, 나는 그런 일을 하나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너를 안고, 조금 늦었다고 투덜대고, 뭐 먹을지 묻겠지. 우리에게 하루밖에 없다는 말을 꺼내기에는 네 얼굴이 너무 반가워서.
나는 날짜만 적었다. 그 아래에는 오래 비어 있는 칸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