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가야 했다. 나는 그 사실을 한 블록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너는 평소와 같은 속도로 걸었다. 나는 보폭을 조금 줄였다가 다시 늘렸다. 어깨가 나란해지면 말을 꺼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막상 네 옆에 서면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카페 유리에는 우리가 붙어 있는 것처럼 비쳤다. 안쪽의 작은 테이블에 낯선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우리가 비를 피하던 자리였다. 그날 네가 우산 끝으로 내 신발을 툭 쳤고, 나는 별것도 아닌 일에 오래 웃었다. 오늘은 그 자리를 알려줄 수 없었다. 너도 기억하는지 물으면, 기억한다고 할까 봐.
모퉁이에 도착했다.
“잘 가.”
네 말은 짧았고 이상한 구석이 없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보통 다음 말이 붙었다. 집에 도착하면 연락해. 다음에는 저기 가보자. 내일 비 온대.
너는 잠깐 기다렸다. 내가 할 말이 있는 줄 알았던 것 같다. 나는 네 코트 단추를 보았다. 하나가 다른 것보다 조금 느슨했다. 그것이라도 말할까 했지만, 그러면 다음에 꿰매주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질 것 같았다.
우리는 각자의 길로 갔다. 카페 문이 열리고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누군가 또 보자고 했다.
나는 돌아볼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