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장 문을 열자 그날 신었던 신발이 나왔다. 뒤축이 안으로 접혀 있었다. 어떻게 벗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바닥에 앉아 손가락으로 뒤축을 폈다. 신발 하나를 원래 모양으로 돌리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다른 한쪽도 꺼내 나란히 놓았다. 할 수 있는 일이 그 정도는 있었다.
며칠 동안 나는 침대와 식탁 사이에서 살았다. 네가 떠난 곳까지는 버스로 여섯 정거장이었다. 돌아오는 노선도 있었다. 그걸 알면서도 그곳에 가면 끝이라는 말을 또 들어야 할 것 같았다. 너는 없을 텐데, 누가 그 말을 할지 몰랐다.
나는 물을 마셨다. 한 모금을 입에 머금고 두 번에 나누어 삼켰다. 외투를 입고 문 앞에 섰다가 다시 화장실에 갔다. 울고 나면 코가 막혔다. 밖에 나가는 데 필요한 작은 일들이 자꾸 생겼다. 나는 하나씩 했다.
버스가 왔을 때는 문이 닫히기 직전에 탔다. 기사님이 어디서 내리느냐고 물은 것도 아닌데, 나는 여섯 정거장 뒤의 이름을 속으로 말했다.
창밖으로 아는 가게들이 지나갔다. 너를 만나러 가던 때와 같은 길이었다. 나는 창에 이마를 대지 않으려고 손잡이를 꼭 쥐었다. 그곳에는 아직 마지막 말을 들은 내가 서 있을 것 같았다. 아무도 데려가지 않아서, 자기가 집에 가도 되는지조차 모르는 얼굴로.
내릴 정류장을 알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곧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문이 열리고 찬 공기가 들어온 뒤에야 손잡이를 놓았다.
“잠깐만요. 내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