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접은 밤 cover

ORIGINAL · 두 번째 밤

두 번 접은 밤

RELEASED2026.09.09DURATION5:14GENREORCHESTRAL BALLADCREDITSLyrics / Composed / Arranged by DALTOKI
Vocals / Artwork & Design by DALTOKI
Music generation assisted by Suno

서랍 안쪽에는 별말도 적히지 않은 편지 한 장이 오래 남아 있다. 꺼내 읽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은 잊히지 않는다. 학교 앞 길과 낡은 계단 옆 가로등, 자주 웃으며 지나던 골목은 그대로인데 그곳을 다시 걷는 사람만 조금 달라졌다.

「두 번 접은 밤」은 지나간 사랑을 버리는 대신, 그때의 자신까지 함께 접어 보관하는 노래다. 버리기에는 너무 많은 나였고 펼쳐두기에는 아직 아픈 시간을, 마침내 오래된 나에게 돌려준다.

SCENE서랍을 열 것도 아니면서 손끝은 편지가 있는 곳에 머물고, 꺼내지 않은 것으로 충분해지는 밤.

WORDS FROM THE SONG

LYR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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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말도 없던 편지 하나가 아직도 서랍 안에 있어 꺼내 보진 않았는데 거기 있는 건 알고 있어 대단한 말은 없었는데 그땐 내일이 기다려졌어 걱정은 멀리 있었고 우린 자주 웃었던 것 같아 지친 저녁 끝에서 나는 말없이 기대었고 너는 아무 말도 안 한 채 한참 나를 안고 있었어 끝이 없는 길 같아서 우린 조금 더 걸었지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버리기엔 너무 나였고 펼쳐두기엔 아직 아파 나는 그 밤을 두 번 접어 서랍 안쪽에 넣어둬 잊었다 말하기엔 그때의 내가 남아서 내가 보던 내일에 조용히 남겨둬 같이 걷던 학교 앞 길은 생각보다 그대로였어 무너질 것 같진 않았는데 오래 서 있지는 못하겠어 낡은 계단 옆 가로등도 그때처럼 켜져 있고 웃으며 지나가던 골목은 나만 조금 달라진 것 같아 혼자 있는 저녁이면 가끔 그때가 먼저 와 서랍을 열 것도 아니면서 손끝은 거기쯤 머물러 아팠던 날들까지 이제는 조금 멀리 보여 미워할 수 없는 장면처럼 조용히 접혀 있는 걸 버리기엔 너무 나였고 펼쳐두기엔 아직 아파 나는 그 밤을 두 번 접어 서랍 안쪽에 넣어둬 잊었다 말하기엔 그때의 내가 남아서 내가 보던 내일에 조용히 남겨둬 그때처럼 누군가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묻다가 말을 접었어 대답은 아직 못 해서 네가 그리운 건지 그날의 내가 그리운 건지 이제는 잘 모르겠지만 서랍 한쪽에 접어둬 버리기엔 너무 나였고 펼쳐두기엔 이제 조금 아파도 견딜 수 있어서 나는 천천히 접어둬 고마웠다 말하기엔 아직 목에 걸린 날들이 있어 그래도 그 밤을 두 번 접어 오래된 나에게 남겨둬 별말도 없던 편지 하나가 아직도 서랍 안에 있어 오늘은 꺼내지 않았고 그걸로 충분한 밤이야

A STORY FROM THE SONG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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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상자에는 ‘버리기’라고 써놓고, 나는 같은 서랍 앞에서 네 번이나 멈췄다.

편지는 안쪽에 있었다. 정확히 두 번 접혀 있었다. 첫 번째 접힌 자국은 네가 만든 것이고, 두 번째는 내가 만든 것이었다. 내 주머니에 넣기에는 조금 컸기 때문이다. 너는 내가 글자 위로 손톱을 눌러 접는 것을 보며 중요한 편지인데 너무한다고 했다.

내용은 별것 없었다. 내일 몇 시에 만나자는 말, 길에서 본 이상한 개 이야기, 내가 빌려간 물건을 잊지 말라는 부탁. 중요한 부분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너는 처음부터 끝까지라고 했다.

그날 우리는 학교 앞 계단에 앉아 있었다. 나는 하루 종일 힘들었다고 말했고, 너는 무슨 일이었는지 캐묻지 않았다. 어깨를 빌려주었다. 계단 아래로 사람들이 지나갔고 나는 조금 졸았다. 누군가 곁에 있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도 잠깐 잠들 수 있었다.

며칠 전 그 길에 가보았다. 계단은 그대로였는데 앉을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래 있으면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았다.

서랍 손잡이에 손을 얹었다가 놓았다. 서랍장은 안에 든 것을 빼지 않고 그대로 옮기기로 했다. 편지는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새집에도 가져가기로 했다고 생각하니 조금 우스웠다. 열어 읽지도 않을 것을 이렇게 조심스럽게 옮기고 있었다. 나는 빈 상자를 옆으로 밀었다. 서랍 앞에 놓아둘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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